아래 내용은 남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나의 이야기 같아서 3/10일자 헤럴드미디어 기사를 옮겨왔다.
노년기 남성들은 서럽다. 수십 년간 젊음을 바쳐 일한 직장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내 자리가 없어졌다.
회사에 몸을 담궜을 때는 함께 술자리를 기울이며 교류를 하던 이들도 많았지만 막상 일을 그만두고
나니 그토록 많던 주위 사람들이 다 어디 갔었나 싶다. 일에 치여 사느라 어디 변변한 취미 생활하나
마련한 것도 없다. 일자리를 구해보려고 해도 경기침체로 쉽지가 않다.
결국 돌아갈 곳은 조금 답답하긴 해도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가정밖에 없다.
그런데 그런 자신을 보는 가족들의 눈초리가 어째 심상치 않다. 특히 아내의 변화된 태도는 할말을
잃게 만들 따름이다. 말을 걸면 성질부터 내기 십상이다. 처음엔 째려만 보더니 이제는 노골적으로
집에만 있는 자신이 못마땅하다는 티를 낸다.
여자들이 흔히 말하던 "늙어서 두고 봅시다"가 이런 거였나 싶다.
▶돈 못 버는 가장은 패잔병(?)
공무원에서 퇴직한 지 5년 된 김모(64) 씨. 얼마 전 김씨는 퇴직 가장의 일상을 그린 드라마를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TV화면 속에 비치는 남편은 존재 자체로 아내에게 스트레스였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자신도 같은 처지가 아닌가 싶다. 요즘 들어 아내는 김씨의 행동에 사사건건 시비다.
그래서 물었다. "수십년간 가정을 위해 돈을 벌었고 이제 쉴 때가 된 것 아닌가? 특별히 할 일도 갈
곳도 없는 사람이 내 집, 내 가정에서 지내는 게 대체 뭐가 잘못인가?"
아내는 귀찮듯이 말한다. "당신은 친구도 없어요? 집에 있는 것 보기 싫으니 집에만 있지 말고 뭔가
계속 바깥 활동을 하세요."
도대체 무엇이 그리 못마땅한 건지 모르겠지만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도 없다. 김씨는 이제 다만
아내의 목소리가 커지면 문을 닫고 방으로 들어가거나 텔레비전을 크게 틀 뿐이다. 한마디로 "듣고 싶지 않다".
3년 전 퇴직한 박모(62) 씨는 아예 아내와 사실상 별거 중이다. 다만 한지붕 아래에 있을 뿐이다.
방도 2개씩 각자 사용하고 화장실도 따로따로 쓴다. TV, 전화 등은 당연히 각자 것을 사용한다.
박씨는 그 이유를 경제력을 가지지 못해 가장의 권위가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는 "내가 평생 벌어먹
였는데, 이제 돈을 못 번다고 그렇게 괄시를 할 수가 없다"며 "억울한 생각만 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의 아내는 "여자는 평생 남자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나? 집에 온 이후로 사사건건 간섭하니 숨을
쉴 수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이런 아내의 말이 좀체 이해가지 않는다. "남편으로서 아내에게 그 정도 말도 하지 못하면
입을 다물고 살란 말인가?"
퇴직 이후 내내 마찰음을 빚었던 박씨 부부는 결국 서로 등을 돌린 채 남남이나 다름없는,
아니 그보다도 더 못한 생활을 보내고 있다. -출처: 헤럴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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