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인생 이야기

야생화의 5일....

홀로걷는 소풍길 2009. 5. 22. 20:24

 

지난 월요일 부터 오늘 금요일 까지는 엄청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애쓰며 쫒아다닌 5일간 이었다. 

 

태양이 작열 하는 여름에도...추위에 귀가 따끔거리는 겨울에도...비바람, 눈보라가 치는 날에도...

바깥 날씨는 신경 쓰지 않았던 지난 35여 년의 직장 생활은 이제 나에게는 없다.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에 적응해야만 살아 남는 야생화가 되겠다고 마음먹고 뛰어들었지만

너무나 힘들었던 지난 5일..
5일 동안 지내며 생각 했던 것을 두 가지만 이야기 해 본다.

 

 

첫 번째..

사람은 마음 먹기에 따라 분명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35여 년을 근무했던 나 자신이 이렇게 달라지는 것을 보고 스스로도 놀라울 따름이다.

 

승용차등으로 병원을 찾는 고객들의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환자를 위해 되도록이면 편하고 편리한 곳에 주차를 원하며 입차를 위해 대기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것을 원하는 것이다.


차단기가 있는 GATE근처에만 서있다 보면 건물 뒤, 측면 등 보이지 않는 곳에 주차 가능 공간이

있는지 실시간 파악이 어려워 뛰어 다니고, 출차 시에는 주차장내를 오고 가는 내원고객의 안전과

택시, 납품차량 등과의 겹침으로 인하여 신속한 출차와 안전을 위해 수시로 후진 유도 등을 하다보니

5일째지만 얼굴은 검게 탄 모습으로 변했고 입술 주위가 부르터고 구두를 신고 뛰어다니다 보니

발바닥, 무릎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특히 비가 내린 어제(목요일)는 우의와 장화를 신었지만 때때로 굵은 비가 내리다 보니 우의를 타고

흘러내린 빗물로 장화 속에 물이 흥건히 고인 채 일을 하기도 했었다.

 

 

두 번째..

이렇게 힘든 일 이지만 건강한 모습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다.

 

노란색의 장애차량 표식을 부착하고 휠체어를 싣고 혼자 들어와 도움을 요청한 후 휠체어를 타고

진료실로 향하는 모습..
가족이 없이 혼자 택시를 타고 병원을 찾아 진료 담당 교수를 찾아가는 모습..
고급승용차에서 내리는 중증 환자 모습 등
이들을 보면 건강한 신체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큰 행복이다는 생각이 든다.

 

 

내일은 토요일 이지만 근무를 하는 날이다. 시간은 09:50~18:30.
주 5일 근무도 이제 나에겐 관계 없는 일이 되어 버렸다.

 

지금껏 어떤 직장 환경에서 어떤 일을 했었든지, 나이가 몇 개 이든지 생각치 않고 오직 나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해 본다.


모두가 눈길을 주는 화려한 야생화가 되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