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정상회담을 보고 있노라니
2002년 5월 방북단의 일원이었던 정귀업 할머니가 생각 납니다.
'금강산의 이산(離散) 시인'...정귀업
2002년 5월 방북단에 포함되어 52년 수절 끝에 북쪽 남편 임한언 할아버지(당시 74)를 만난
정귀업 할머니(당시 75)는 당시의 방북 기간에 그렇게 불렸습니다.
정할머니가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선 시(詩)보다도 절절한 이산가족의 한과 정서가 묻어났기 때문입니다.
반세기 동안의 이산과 상봉의 한을 정할머니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지금도 못 만났으면 넋새가 되어 울고다닐 것이다"
정 할머니는 당시까지도 남편을 가족으로 생각하고 살고 있었습니다.
남편 손을 잡고 금강산 구룡연을 찾은 정할머니는 "하늘과 땅을 합친 것 만큼 좋다"고 기뻐하더니 헤어지면서는
"시곗바늘이 한 점도 쉬어주질 않아요. 가다보면 아주 가는 날 있겠지. 그 때는 후회없이 가자"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작별상봉 때는 남편에게 연인처럼 다짐을 놓았습니다.
"사진 보며 내 생각해요. 나도 보고싶으면 사진 볼 거야."
"건강하게 살아있다 남북통일 오는 날 또다시 당신하고 만나게, 나는 마음에 간직하고 있고 당신을 사랑해요.
당신도 역시나 마음이 좋진 않을 것이네요. 당신도 사랑해 주세요. 당신도 건강하세요."
그러나 그것도 잠시.. 또다시 기약없는 이별이 다가오자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고야 말았습니다.
"52년동안 혼자 살았는데 어떻게 또 혼자 가요. 나 집에 안 갈거야. 이제 어떡하라고요...."
정할머니는 남편 품에 얼굴을 묻은 채 오랫동안 도리질을 쳤습니다....
이 이야기는 2002년 5월 어느날 kbs "이것이 인생이다"에 소개된 정귀업 할머니의 방북 사연 이었습니다.
정귀업 할머니의 찢어지는 아픔이 우리의 아픔입니다.
우리 민족의 슬픔입니다. 우리 역사의 비극입니다.
52년 동안 숯처럼 타버린 그리움의 한(恨)이 어떻게 하루 상봉에 풀릴 수가 있겠습니까?
남편의 등에 업혀서 소녀 처럼 좋아하던 할머니의 모습이 전파를 타고 TV를 통해 나왔습니다.
긴 기다림..그리고 짧은 만남..그리고 또다시 이별..
우리도 그저 도리질치는 할머니와 함께 울며 "사랑해요, 할머니. 힘내세요, 할머니."
라고 말씀드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10.4 선언) 내용을 보니
마지막 냉전지대였던 한반도를 평화지대로 전환하기 위한 평화정착 방안과 함께
남북이 공동번영의 길로 들어서기 위한 구체적 경제협력사업들, 남북 간 불신의 벽을 허물고
통일로 한 걸음 다가서기 위한 조치 등이 담겼다는데...
이후의 남북 관계 정상화는 정부에서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실천해 나갈것이고
국민의 한사람으로 언젠가는 이루어야될 통일이기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데....
정귀업 할머니는 지금도 건강하게 잘 계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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